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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젤로테, 카시우스 - SUBURBIA

솔민 2021. 3. 2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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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눈을 뜨면 그 곳은,
 
아, 넓고도 넓은 마을입니다.
 
잠이 들었던 걸까요,
 
머리가 조금 띵하고 무겁습니다.
 
지평선 너머로는 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아담하고도 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같은 간격으로 이 들판을 메웁니다.
 
당신은.
 
도로 위에 자신이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왜 여기 있었는가,
 
생각해보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건, 그것뿐인가요?
 
'당신' 은 누구인가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이성 체크
 
카시우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SAN -0
 
머리가 아파옵니다.
 
아찔하게 덮쳐오는 깊은 감각을 견뎌내기에는 몸조차 무겁고, 기운이 없습니다.
 
카시우스의 건강과 체력이 각각 1/3으로 줄어듭니다.
 
그러던 중, 노을을 등진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안녕, 카시우스.
 
여행을 시작할 시간이야.
 
낯선 사람이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그래요, 당신의 이름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카시우스:... 저에게 하신 말입니까? (희미하게 인상을 찌푸리며 이마를 짚고 있었으나 이내 보이는 낯선 사람을 발견하곤 자세를 바로했다.)
 
리젤로테:와아. (활짝 웃었다) 맞아요. 귀여운 당신. 그렇게 누워 있으면 등 배기지 않아요?
 
카시우스:(저도 모르게 등을 잠깐 보려다가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실례지만 누구십니까.
 
리젤로테:(쪼그려앉아 눈높이를 맞추고는) 음,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하면 나를 믿지 않겠죠?
 
카시우스:네.
 
리젤로테:아하하. (소리 내어 웃고) 나는 당신의 가이드예요. 당신은ㅡ 여기에 여행을 온 거고.
 
여자의 얼굴은, 역광 탓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쩐지 경계심이 들지는 않습니다.
 
카시우스:... 이상하군요. (노을에 물든 시선 너머로 낯선 사람의 얼굴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리젤로테:응,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내가 가이드로 여기 있는 거고. (눈 깜빡) 자, 일단 일어날래요? 바닥은 아플 것 같아.
 
카시우스:... ...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핑 돕니다.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가 봐요.
 
리젤로테:(말없이 잡아달라는 듯 양 손을 내민다)
 
카시우스:(머리가 어지러워 눈을 잠시 감았으나, 반개한 시야에 내밀어진 손을 보곤 자연스럽게 잡아주었다.)
 
리젤로테:(작게 소리 내서 웃고 손 살짝 당겨봄) 기대서 걸어도 돼요~. 나 보기보다 튼튼하니까?
 
카시우스:괜찮습니다. (손이 당겨지니 살짝 움찔했지만 큰 반응 없이 시선을 틀었다)
 
리젤로테:(얼굴 보고 다시 깔깔 소리를 내면서 웃었다) 귀여워라...., 내 이름은 리젤로테. 그걸로 충분해요. 그리고 당신 이름은 카시우스 토드 퀸.
난 당신 미들네임이 마음에 드니까 그걸로 부를게요. 괜찮죠?
 
카시우스:(귓가에 간지럽게 구는 이름들은 무엇하나 익숙한 것이 없었다) ... 네. 상관없습니다.
 
리젤로테:좋아. (손을 잡아끌듯이 어딘가로 나아간다) 그럼 잘 부탁해요, '죽음' 님?
 
카시우스:... 네. (조금씩 나아가던 발이 옆사람의 보폭에 맞춰 움직였다.)
 
눈에 들어온 주변은 시골 풍경이 펼쳐진 마을 같습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나아갑니다.
 
얼마 걷지 않아, 아찔한 두통이 머리를 관통합니다.
 
건강 체크해주세요.
 
카시우스:
건강
기준치: 30/15/6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 (어색하게 인상을 찌푸리며 관자놀이 부근을 손으로 짚었다.)
 
카시우스는...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맙니다.
 
리젤로테:어머, 괜찮아요?
 
카시우스:괜찮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 저는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 (평소와 같은 얼굴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개를 들었다)
 
리젤로테:벗어나기 위해서, 라고 하면 대답이 될까요? (손을 살짝 잡아끌어본다) 나갈 때쯤에는 알게 될 거예요.
어디서 좀 쉬었다 가는 게 어때요? 지금 상태로는... 계속 걷기 힘들 것 같은데. (가벼운 목소리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시우스:(머릿속으로 수많은 질문이 차올랐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는 것이 없어 스스로도 조금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잠깐만 쉬면 될 것 같습니다.
 
리젤로테:응? 놀라지 않았는데. (짧게 웃고) 가요. 이런 것도 신선하다, 그쵸?
 
그녀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카시우스를 도로 한구석으로 끌고 갑니다.
 
따라가 보면 집이 한 채 나오네요.
 
카시우스:... ...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집 주변을 돌아봤다.) 그러고보니... 사람이 보이질 않는군요.
 
그 말대로, 집 주변은 사람이 사는 마을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조용합니다.
 
리젤로테:시골이라 그래요. 도시로 가면 많이 보게 될 텐데. 왜요? 사람이 그리워요?
 
카시우스:그런 건 아니지만... (시선이 가늘어졌다) 집은 있는데 사람이 없으니 이상할 수 밖에요.
 
리젤로테:아주 예전에는 누군가가 살았을지도? (어깨를 으쓱이고 카시우스를 이끌어 집 안으로 들어간다)
 
카시우스:(수상하기로는 제일 수상한 사람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리젤로테:(수상!)(집 안에 들어가서 카슈스 등을 살짝 밀어봄)
 
카시우스:...? (작은 손짓에도 몸이 그냥 자연스럽게 밀려주었다)
 
집 안은 좁지만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할 것만 같은, 낡았으나 아늑한 내부입니다.
 
방과 방의 구분이 따로 되어 있지 않은 구조입니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달려있으나 켜보려고 하면 켜지지 않습니다.
 
리젤로테:(어깨 잡아서 세워줌) 어디 앉아 있으면 먹을 거라도 갖다 줄게요~
 
카시우스:... 알겠습니다. (본인이 무언가를 찾기엔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았기에, 어쩔 수 없이 기다리기로 했다.)
 
리젤로테가 자리를 비웁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스토브 / 테이블 / 침대 / 화장실 / 창고] 정도가 눈에 들어오네요.
 
안내인은 창고 쪽을 뒤적거리는 것 같습니다.
 
카시우스:(멀어진 낯선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침대 위에 살짝 걸쳐 앉았다.) ... ... (슬슬 밀려오는 불안감과 혼란스러움이 그리 달갑지 않았기에 생각을 끊을 겸 시선으로 침대 위를 훑었다.)
 
침대보가 잘 정리되어 있는 침대입니다.
 
아래에 무언가 비져나온 것 같기도 합니다.
 
카시우스:...? (무언가 있음을 깨닫고 몸을 움직여 그것을 확인했다.)
 
지팡이입니다.
 
나무로 된 팔뚝 크기의 지팡이네요.
 
카시우스:(집 주인의 것인가?) ... ... (빌릴 수만 있다면 작은 손에 신세지는 일을 피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자 살짝 아쉬움이 들었다.) ... (지팡이는 침대 위에 올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쪽으로 걸어갔다.)
 
테이블을 향해 걸어가던 찰나,
 
다시 두통과 현기증이 몰려옵니다.
 
눈앞이 흐릿해져, 제대로 무언가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카시우스:(비틀거리며 자리에서 멈춰섰다.) ... ...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인상을 한껏 찌푸렸다.)
 
여전히 시야가 돌아오지 않네요.
 
카시우스:(고통을 인내하기 위해 숨을 가늘고 길게 내뱉었다. 눈 앞에 두고 있었던 테이블과 뒤에 놓여진 침대를 생각하다가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뒤로 물러나다 보면, 발에 무언가가 닿는 게 느껴지네요.
 
카시우스:...? (고개를 내리고 발 언저리를 노려봤다.)
 
동그란 유리병입니다.
 
카시우스:(밟아서 깨지면 곤란하니 슬금슬금 몸을 숙여 유리병을 집어들었다.)
 
진한 화장품의 향이 코를 자극합니다.
 
익숙한 향 같기도 하네요. 아까 그 여자에게서 비슷한 냄새가 났던가요?
 
카시우스:(잠깐동안 그 사람에게서 나던 향에 대해 생각하다가, 갑작스럽게도 이건 실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자 괜히 유리병을 꾹 쥐고 침대로 돌아갔다.)
 
침대로 돌아간 카시우스의 눈앞에 불쑥 무언가가 내밀어집니다.
 
리젤로테:쨘!
 
카시우스:...! (조금 놀란 눈으로 무엇인지 쳐다봤다.)
 
빵 한 쪽과 생수입니다.
 
리젤로테:배고픈 여행자님을 위한 선물!
 
카시우스:... 감사합니다. (빵과 생수를 받은 뒤, 빵을 반으로 쪼개어 절반을 내밀었다.)
 
리젤로테:내 건 따로 있어요. (손에 든 빵을 흔들어보인다)
 
카시우스:(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이곤 빵을 가져갔다.)
 
리젤로테:(옆에 앉아서 먹는 걸 빤히 본다)
 
카시우스:... 이거, 당신 겁니까? (빵을 먹으려다가 시선을 감당할 수 없었는지 주워뒀던 유리병을 내밀었다.)
 
리젤로테:응? (고개를 갸웃하고 받아들었다가) 딱히 내 건 아닌데. 마음에 들었어요?
 
카시우스:... 아닙니다. (이유를 말할 순 없었기에 유리병을 내려놓고 빵을 먹었다.)
 
허기를 채우자 어지럽던 머릿속이 많이 가라앉는 듯합니다.
 
카시우스의 건강과 체력이 원래대로 회복됩니다.
 
리젤로테:(향수를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뚜껑을 열었다) 와, 얼굴빛이 많이 좋아 보이네요. 당신.
 
카시우스:... (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물 몇 모금으로 목을 축였다.)
 
리젤로테:(향수를 바닥에 몇 방울 쏟는다. 태연하게 덧붙인다.) 곧 나가야 하는데, 가서 세수라도 하고 오는 건 어때요?
 
카시우스:그게 좋겠군요. (그리고는 별다른 말 없이 일어나 화장실쪽으로 걸어갔다.)
 
변기 하나와, 거울이 달린 세면대가 있습니다.
 
카시우스:... ... (거울을 흘끔 마주봤다. 얼굴을 보면 무언가 생각나는게 있을까 싶었다.)
 
관찰 다이스 굴려주세요.
 
카시우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거울에는 뿌연 김이 서려 있습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네요.
 
카시우스:(고개를 아래로 내려 세면대를 보았다. 물은 나오려나?)
 
수도가 잠긴 걸까요? 물은 나오지 않네요.
 
카시우스:(자기 손을 잠깐 보다가 거울의 김을 닦아 보았다.)
 
닦이지 않습니다. 김이 아니라 코팅이라도 된 걸까요.
 
카시우스:...? (손가락 끝으로 조금 세게 문질러보았다.)
 
마찬가지입니다.
 
카시우스:... ... (흐릿한 얼굴을 잠시 마주보다가 별 소득 없이 자리를 벗어났다.)
 
밖으로 나오면, 커다란 배낭을 든 리젤로테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리젤로테:다 됐어요?
 
카시우스:... 그건 뭡니까? (보지 못했던 배낭을 발견하고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리젤로테:응? 아까 창고에서 찾은 거. 당신한테 빵도 줬잖아요?
 
카시우스:(집을 한 번 돌아보고 눈앞의 사람을 바라봤다.) 빵 한 두개는 집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한다 쳐도...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닙니까?
 
리젤로테:응? (눈 깜빡) 괜찮아요. 어차피 다시 돌려놓을 거구. (잠깐 생각하는 듯 뜸을 들였다가) 집 주인도 아는 사람이에요.
 
카시우스:정말입니까?
 
리젤로테:정말. (꾸닥)
 
카시우스:... 나중에 집주인께 폐를 끼쳤다고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약간 의심스럽단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이내 제 코가 석자임을 깨닫고 고개를 조금 내저었다.)
 
리젤로테:(빤히 마주보다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럴게요. 자, 갈까요?
 
카시우스:... ... (살짝 숨을 크게 쉬곤 낯선 안내인을 따라 가기로 했다.)
 
여자는 큰 배낭을 업듯 한 채 훌쩍 집 바깥으로 나섭니다.
 
그녀를 따라가면, 얼마 걷지 않아 바(bar)가 나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경쾌한 풍등 소리가 들립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이라고는 없던 곳이라 생각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북적거립니다.
 
두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에 사람들이 일제히 문가를 쳐다봅니다.
 
... 쳐다본 것이 맞나요?
 
눈은 마주쳤나요?
 
알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없으니까요.
 
기괴한 광경을 목격한 카시우스의 이성 체크
 
카시우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AN -0
 
뭐, 생각해보면 지금 이 상황부터가 비현실적이니까요.
 
리젤로테는 곧바로 바텐더에게 향해 무언가를 물어보려는 듯 보입니다.
 
순식간에 혼자 남겨진 카시우스의 귀에, 무언가 들려옵니다.
 
....를..... 해버렸어. ""
 
옆 테이블의 대화소리입니다.
 
카시우스:... ... (혼자 우두커니 서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흘끔 돌아갔다. 사람의 얼굴이 없는 건 무슨 이유이고 같이 있던 사람은 어째서 태연할 수 있는지, 여러모로 생각이 깊어졌다.)
 
글쎄요, 어째서일까요? 애초에 당신은 왜 여기에 있는 걸까요?
 
듣기 다이스 굴려주세요.
 
카시우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자네는.......
 
드문드문 대화가 들려옵니다. 두 번만 더 굴려볼까요?
 
카시우스:(아무도 자신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으니 들려오는 대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 자네는 그럼 이제 못 보겠구만.
 
“자네같은 사람들은 모두 같은 선택을 했지.”
 
“그래. 점점 뚜렷해져. 이 술을 다 마시면 이제 가야지.”
 
“기억해 달라는 것은….. 당신에게는 무리겠지.”
 
문득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 눈에 들어옵니다.
 
관찰 다이스 굴려볼까요?
 
카시우스:(별것 아닌 대화라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신경이 쓰였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옆테이블의 일행 중, 한 사람만의 얼굴이 확실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활짝 웃는 그 모습은,
 
세상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카시우스:... ... (기묘한 조화에 그저 눈 앞의 일을 보기만 했다.)
 
옆 테이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건너편의 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가에서 리젤로테가 누군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카시우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왜 그렇게 잘 보이는지, 자신의 안내인이 아는 사람을 찾는 건가 싶어서 잠시 지켜봤다.)
 
그녀는 한참 동안 주위만 둘러볼 뿐입니다.
 
카시우스:(무겁게 붙어있던 발걸음을 떼고 안내인 곁으로 다가갔다.)
 
리젤로테:(코앞까지 가까워져서야 겨우 카시우스의 손을 끌어당긴다) 아! 어디 있었어요?
 
카시우스:... 입구 근처에 있었습니다. 절 찾고 있었던 겁니까?
 
리젤로테:(끄덕끄덕!)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찾았지 뭐예요. 있지, 좋은 정보를 얻었어요!
 
카시우스:정보라면...?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리젤로테:음, 이 근처에 며칠 전 큰 사고가 난 것 같다나 봐요. 가끔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린다던데, 운이 좋으면 차를 얻어타고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도?
 
카시우스:사고... (조금 심각해진 얼굴로 듣다가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리젤로테:마음에 들어요? (생긋 웃고 카슈스 손 잡고 흔들어보임) 그럼 뭐, 모처럼 나가기에도 아까우니 뭐라도 마실래요?
 
카시우스:... ...? (가게에서 무언가를 사려면 정당한 값을 지불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자신이 소지품을 확인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잠시... (양해를 구하며 손을 빼더니 자신이 현금이나 기타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지 옷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딱히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리젤로테:(깔깔 웃으며) 마시고 싶으면 내가 사 줄게요.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어요?
 
카시우스:... 아닙니다. (침착하게 대답했다.)
 
리젤로테:아하하! (깔깔거렸다) 정말인데. 안 얻어먹어도 괜찮겠어요?
 
카시우스: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어쩐지 조금 머쓱한 기분으로 시선을 살짝 틀었다.)
 
리젤로테:(웃음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 깔깔대다가) 응, 좋아요. 그럼 나갈까요?
 
카시우스:(고개를 끄덕이곤 가게 밖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바에서 나와 걸어가기로 합니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노을이 지고 있네요.
 
길게, 아주 길게, 마치 멈춰버린 것처럼요.
 
... 문득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이디어 다이스 굴려주세요.
 
카시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마치 이것은,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 공간인 것만 같아요. ... 그렇지 않나요?
 
이곳은 어디인가요?
 
비현실적인 생각이 듭니다.
 
이성 체크해주세요.
 
카시우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SAN -0
 
이젠 꽤 익숙해졌기 때문일까요, 카시우스는 생각을 훌훌 털어버립니다.
 
얼마쯤 걷다 보면 머잖은 곳에서 경적 소리가 들려옵니다.
 
뿌우.
 
카시우스:...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가까이 다가가면 3명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 들이 자동차 한 대 주변에 모여 있습니다.
 
모두 얼굴이 뿌얘, 정말 소년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들 중 한 사람이 리젤로테를 발견하고 호들갑을 떱니다.
 
아이:와! 얼굴이다! 나 얼굴 있는 사람은 처음 봤어!
 
카시우스:...? (자기도 모르게 옆사람을 쳐다봤다.)
 
리젤로테:(어깨만 으쓱해 보인다)
 
카시우스:(다시 고개를 돌려 눈앞의 일행을 쳐다봤다)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리젤로테의 가슴께 정도 오는 체구의 어린아이들입니다.
 
3명 모두 얼굴이 없네요.
 
카시우스:...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겁니까? (뭔가 대단히 확인하고 싶은 사실이 머릿속으로 떠올랐는데 왠지 말로 나오지 않아 주제를 돌리기로 했다.)
 
아이:보면 몰라? (차를 가리킨다) 고치는 중이야!
도시로 가려고 했는데 차가 고장나서 가질 못하고 있어. 형은?
 
카시우스:걸어서 이동하는 중이었습니다. (차를 슥 쳐다봤다.)
 
아이:도시까지?
 
카시우스:...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우와, 그건 힘들 텐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형, 이거 고칠 수 있어? 이거 고칠 수 있으면 빌려줄게.
 
카시우스:(이름도 뭣도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은 음 이걸 어쩐다 싶은 표정으로 차를 살폈다.)
 
리젤로테:(빠안)
 
카시우스:... ... (시선이 느껴지자 마주봤다.)
 
리젤로테:(빠아아안)
 
카시우스:(왠지 모를 부담감을 느껴져 멈췄다.) ... 하실 말씀이라도?
 
리젤로테:고쳐볼래요? (반짝반짝 빛나는 눈)
 
카시우스:제가 이런 것도 할 수 있습니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빛나는 눈을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침착해졌다.)
 
리젤로테:할 수 있을 거예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지팡이를 쥐어준다)
 
카시우스:...? (자기 손에 쥐여진 것을 내려다봤다.)
 
리젤로테:자, 할 수 있을 거예요! (생긋)(생긋)(생긋)
 
카시우스:... ... (지팡이를 어색하게 쥐고 차를 내려다봤다.)
 
리젤로테:(박수 짝!)
 
카시우스:(손 안에서 굴려본 지팡이는 낯선 것 같기도 했고 손에 감겨드는 것 같기도 했다. 어쩐지 생각나는 것도 없으면서 지팡이 끝을 차를 향해 내밀었다.)
 
어쩐지 익숙한 감각. 지팡이 끝에 모여드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뭐든, 시도해볼까요?
 
카시우스:(무언가를 믿으며 차의 수리를 시도했다)
 
굴려봅시다!
 
카시우스:
마법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리젤로테:(차랑 카슈스 번갈아 봄)
 
카시우스:... ...
(충동적으로 한 번 더 휘둘렀다.)
마법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리젤로테:(와!)
 
지팡이 끝에서 흘러나온 빛이 능숙하게 차체를 휘감습니다.
 
덜덜거리던 소리가 시동이 걸리는 소리로 바뀌네요.
 
성공했다, 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박수!!!!)
 
카시우스:(약간의 안도감과 함께 차를 바라보다가 지팡이를 반납했다.)
 
리젤로테:가지고 있어도 되는데~? (받았다)
 
카시우스:(그저 고개를 저었다.)
 
리젤로테:재미없어라. (깔깔대곤) 그럼 귀여운 신사분들, 누나랑 형이 잠깐 차 좀 빌려 다녀올게요.
 
아이:응! 잘 갔다와!
 
명랑한 목소리가 말합니다.
 
아이:형도 꼭 얼굴을 찾길 빌게!
 
카시우스:... (손이 꿈틀, 움직였지만 언제부턴가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기에. 그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리젤로테:(별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고 차에 올라탄다)
 
카시우스:(자리에 남기로 한 아이들을 보다가 차에 탑승했다.)
 
두 사람은 도시를 향해 달립니다.
 
여전히 멈춰있는 듯 노을진 풍경.
 
문득 눈에 들어온 여자의 옆얼굴에는 노을이 드리운 그늘이 져 있네요.
 
당신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아,
 
눈 앞에 번쩍, 하고 섬광이 입니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아이디어 다이스 굴려주세요.
 
카시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머릿속을 스치지 않았던가요?
 
하지만 기억해낼 겨를도 없이 두통은 곧 사라집니다.
 
광활하게 이어지는 직선의 도로 끝에,
 
아지랑이 속에서 일렁이는 큰 건물들이 모인 곳이 보입니다.
 
리젤로테:조용하다, 그쵸?
 
카시우스:... (침묵에 보태기라도 하듯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 말았다.)
 
리젤로테:음ㅡ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재미없는 반응이네. (작게 웃는 소리를 내고) 차 뒤에 가방이 있는데 그것 좀 봐 볼래요?
 
카시우스:(곧바로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리젤로테가 안고 다니던 가방이 있습니다.
 
리젤로테:(깔깔거리고) 가져다 줘요.
 
카시우스:(충실하게 손을 뻗어 가방을 집었다.)
 
리젤로테:그 안에 라디오가 있는데 틀어 줄래요? 너무 조용하면 심심하잖아요.
 
카시우스:(라디오를 찾기 위해 가방을 열었다.)
 
가방 속에는 아까 보았던 빵 한 쪽과 작은 라디오가 있습니다.
 
카시우스:... ... (빵을 물끄러미 보다가 작은 라디오를 꺼내 전원을 켰다.)
 
라디오를 켜면 잠시 지지직거리다, 이내 뉴스가 나옵니다.
 
아직 신호를 잘 잡지 못해서일까요? 노이즈가 들리네요.
 
《최근 ---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노리는 ---들이 늘어났습니다….》
 

듣기 다이스 굴려주세요.

 

카시우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들은 돌아가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물어뜯어, 마치 음식물처럼 섭취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타인의 기억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착각한다면 진정한 자신은 영원히 소멸됨을 상기하여야 합니다.》
 
《기억 사냥꾼들은 주로 도심지의 사람들을 노린다고 하니, 모두 조심해주시길 바랍니다.》
 
카시우스:... ...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유심히 듣다가 고개를 들고 옆사람을 쳐다봤다.)
 
리젤로테:흐음. 분명 공통점이 없어서 그런 걸 텐데. (태연히 혼잣말을 하다가 시선을 느끼고 마주보았다)
왜요? 할 말 있어요?
 
카시우스:도심지에서 기억 사냥꾼이란 자들이 얼굴을 가진 사람을 공격한다고 합니다.
 
리젤로테:같이 들었잖아요? (생긋 웃고) 왜요, 걱정돼요?
 
카시우스:네.
 
리젤로테:바로 대답하네....
 
카시우스:당연하지 않습니까. (오히려 이런 반응이 이상하다는 듯 눈썹 끝이 올라갔다.)
 
리젤로테:뭐, 당신한테는 그럴지도? (웃음을 띤 채 고개를 돌려 다시 앞을 본다) 괜찮아요. 도착하면 나보단 당신을 더 걱정하게 될 걸.
 
카시우스:... ... (물끄러미 쳐다봤다.)
 
리젤로테:내 얼굴이 맘에 들었나 봐요? (눈길은 주지 않고 가볍게 대꾸한다)
 
카시우스:왜 나를 데려가주는 겁니까?
 
리젤로테:당신의 가이드라고 했잖아요?
 
카시우스:그게 다입니까?
 
리젤로테:무슨 이유가 더 있었으면 좋겠는 거예요? 아님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카시우스:... 모르겠습니다. (작게 한숨을 쉬었다.)
 
리젤로테:그럼 일단 그렇게만 알아둬요. 좀 모르는 편이 더 귀여워요.
 
카시우스:... (아무것도 없는 얼굴이지만 스스로가 생각하기엔 표정이 조금 애매모호하게 구겨진 것 같았다.)
 
리젤로테:(깔깔 웃는 소리를 낸다) 봐요, 도착했어.
 
그녀의 말과 동시에, 두 사람은 도시에 다다릅니다.
 
교외 지역과는 달리 하늘 높이 뻗은 건물들과, 멀리 어수선하고도 바빠 보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리젤로테는 익숙한 듯 차를 갓길에 댑니다.
 
완연한 도시입니다.
 
리젤로테:(카슈스 빤)
 
뀨 뀨.:(밖을 한 번 보고는 고개를 돌려 마주봤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됩니까?
 
카시우스:(차 안에 들어온 새를 보내줬다)
 
리젤로테:(같이 새를 날려보냈다!) 음, (몸을 뻗어 뒷좌석에서 굴러다니던 모자를 하나 뒤져 꺼내, 머리에 꾹 얹어 준다) 일단 그렇게.
 
카시우스:이건 당신이 써야하는 것 아닙니까?
 
리젤로테:글쎄, 일단 나가 볼래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차 밖으로 나섰다)
 
카시우스:(모자를 매만지며 밖으로 따라 나섰다.)
 
아까와 달리 주위에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오가고 있습니다.
 
관찰해볼까요?
 
카시우스:(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다이스 굴려봅시다.
 
카시우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시우스는 어렵지 않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얼굴이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렇다면...? 어떤 생각이 뇌리를 스치네요.
 
아이디어 판정해주세요.
 
카시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렇다면, 이 도시에서 소위 '얼굴이 없는 자'는...
 
당신뿐일지도 모르겠군요.
 
주위를 둘러보면 [ 중앙광장 / 뒷골목 / 상실보호센터 / 도서관 ] 정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카시우스:... ... (주변을 둘러보던 시선은 곧 자신의 안내자에게 닿았다.)
 
리젤로테:? (어깨를 으쓱이고 다가섰다)
 
카시우스:이곳에서 무얼 해야합니까?
 
리젤로테:음, 하고 싶은 일?
뭐 하고 싶은 거 없어요? 가고 싶은 곳이나?
 
카시우스:(누가봐도 낯선 곳에 뚝 떨어진 사람처럼 이리저리 보다가 상실보호센터를 가리켰다.) 저긴 어떤 곳입니까?
 
리젤로테:가볼래요?
 
카시우스:... (고개를 끄덕인 뒤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리젤로테:(깔깔거린다) 그렇게 구니까 정말 미아 같아!
 
카시우스:... 딱히 틀린 말은 아닌데 기분은 별로군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리젤로테:아하하! (한참 웃다가) 응, 괜찮아요. 귀여우니까. (까치발 들어서 뺨 콕 찔러봄) 이쪽이에요!
 
카시우스:(어디가 왜 귀여운지 알 수 없었지만 고개를 숙인 채 뒤를 따라 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곧장 리젤로테가 이끄는 방향으로 향합니다.
 
'상실보호센터'는 새하얀 벽, 새하얀 가구의,
 
이질적이면서도 어딘가 병원과 비슷한 공간입니다.
 
가볍게 안으로 들어가면 데스크와 대기실, ‘직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문이 있습니다.
 
카시우스:병원...? (데스크를 바라봤다)
 
리젤로테:(카슈스 손 끌고 데스크로 성큼성큼 걸어감)
 
데스크에는 직원이 한 명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입니다!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미성의 여인이네요.
 
카시우스:... ... (무슨 말을 해야하나 싶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직원:처음 오셨나요? 여기, 안내책자와 태블릿이 있답니다. 구경해 보시겠어요?
 
카시우스:(감사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곤 안내책자를 살펴봤다)
 
핸드아웃이 전송됩니다.
 
카시우스:(아무리 기억을 잃었다지만, 기억이 없다는 사실이 꽤나 보편적인 느낌이 들자 기분이 모호해졌다.)
 
직원:(태블릿을 내민다) 저희 센터의 카탈로그랍니다. 한 번 살펴보시고, 필요하신 게 있다면 편히 불러주십시오.
 
카시우스:(누구보다도 필요한 게 있는 사람은 책자를 내려놓고 태블릿을 살폈다.)
 
센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기억을 좀더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기억촉진제,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는 망각환,
 
형체도 남기지 않는다는 소멸과.
 
.... 터무니없는 가격들입니다.
 
카시우스:... ... (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직원:어떠세요, 마음에 드시는 게 있으신가요? (생긋 웃었다)
 
카시우스:... 좀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태블릿을 내려놓았다.)
 
직원:가격은 좀 있지만, 분명 값어치를 한다고 장담한답니다. 일단 샘플을 하나 사용해보시겠어요?
 
직원은 카시우스가 대답할 새도 없이 자그마한 병을 내밉니다.
 
카시우스:(얼떨결에 병을 받아들었다.)
 
직원:눈에 넣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분명 마음에 드실 거예요!
 
카시우스:아... 네, 감사합니다. (대기실쪽으로 슬그머니 멀어졌다.)
 
직원은 당신을 굳이 잡지 않는 듯 그 자리에 가만히 있습니다.
 
리젤로테:흐음. (종종 따라가서 구경)
 
카시우스:... (어쩐지 망설이는 듯한 태도로 병을 쥔 채 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리젤로테:땅 꺼지곘다.
 
카시우스:... ... (이번에는 입을 꾹 다물고 병을 노려봤다)
 
리젤로테:(파이팅! 포즈)
 
카시우스:당신은 제가 이걸 사용하길 원합니까? (문득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리젤로테:음, 내 바람이 중요한 거예요?
 
카시우스:... 글쎄요, 어쩐지 그런 것 같아보였습니다.
 
리젤로테:내 생각이 짐작 가요? (웃음을 거두고 빤히 마주보았다)
 
카시우스:... 아뇨. 그런 재주는 없습니다.
 
리젤로테:(다시 생긋 웃고) 다행이다. 아니라고 했으면 약간 짜증났을지도. 해 봐요. 어차피 그럴 거 아니에요?
 
카시우스:... ... (주저해봤자 뭐가 달라질까. 안내자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기에 병을 열고 내용물을 눈에 넣었다.)
 
문득 눈앞을 스치는 광경이 있습니다.
 
해질녘, 과거 학교의 교실,
 
눈앞에는 익숙한 얼굴의, 긴 하얀 머리의 소년이 보이네요.
 
어디서 봤더라? 소년은 입을 꾹 다물고, 정갈한 표정으로 이쪽을 봅니다.
 
ㅡ 날 좋아하는 거 아냐?
 
ㅡ그럼 사귀자. 그런 걸 원했던 거죠?
 
귀에 익은 목소리가 떠돌고,
 
풍경은 서서히 젖혀집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뜨면 이곳은 새하얀 대기실 안이네요.
 
뭐였을까요?
 
당신은 이것이 분명한 '기억'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카시우스:... 뭔가, 생각나긴 했습니다. (자기 머리카락을 몇가닥 집어 쳐다봤다.)
 
리젤로테:그래요? (생긋 웃고) 마음에 드는 기억이었어요?
 
시야에 들어온 머리카락은 흰색입니다. 익숙한 색깔이요.
 
카시우스:... 조금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 (손을 느슨하게 풀자 머리카락이 스르륵 흘러내렸다.)
 
리젤로테:반응 보니까 별로인 것 같은데? 더 필요하면 하나 사갈래요?
음, 사기는 좀 어려우니까 훔쳐야 하나... 아무튼.
 
카시우스:훔치는 건 안됩니다. (후우, 하고 심호흡을 한 뒤 자세를 좀 더 바르게 폈다.) 도서관에 가고 싶습니다.
 
리젤로테:그럴 줄 알았어요. (다시 웃음소리를 내곤) 갈까요?
 
카시우스:(고개를 끄덕이곤 도서관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도서관 앞에 가면,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정문은 열람 시간에 개방됩니다.
 
라는 문구가 써 있네요.
 
카시우스:이런... (열람 시간이 어딘가에 적혀있는지 살펴봤다.)
 
문구 아래에, 조그만 패널이 붙어 있습니다.
 
앞으로 02:00
 
시간이 그 정도 남았다는 걸까요?
 
카시우스:... 나중에 다시 와야겠군요. (모자를 고쳐썼다.)
 
리젤로테:뭐, 구경도 하고 좋지 않아요? (기지개를 쭉 폈다) 어디 다른 데 가고 싶은 덴 없어요?
 
카시우스:... (딱히 갈 곳이 없음을 깨닫자 중앙광장쪽을 가리켰다.)
 
리젤로테:가요! (기분 좋은 듯 손을 잡아 이끌어 걸었다)
 
광장의 중앙에는 분수가 있습니다.
 
주변에는 여러 상가가 앙증맞게 늘어서 있고,
 
그 사이사이에 다양한 포스터가 보이네요.
 
카시우스:(느릿느릿 고개를 돌려가며 상가들과 포스터를 구경했다.)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을 팔고 있는 상가와,
 
광고부터 찌라시, 경고문 등이 적힌 포스터가 다양하게 붙어있습니다.
 
카시우스:... .... (음식을 팔고있는 상가를 잠깐 쳐다봤다가 포스터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무언가의 경고가 적혀 있는 점이 신경쓰였다.)
 
《주의! 최근 기억 사냥꾼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안전을 위해 얼굴있는 자들은 귀가 시, 반드시 운송수단을 이용해주세요.》
 
아이디어 굴려볼까요?
 
카시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카시우스의 행운이 5 차감됩니다.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까 라디오에서 말했던 "기억 사냥꾼"이었죠.
 
하지만 이 도시의 대부분은 얼굴이 있는 사람들인데, 이상하지 않나요?
 
.... 당신은 어떨까요?
 
여전히 당신이 기억하는 그대로일까요?
 
리젤로테:무슨 생각 해요? (어깨 너머로 불쑥)
 
카시우스:... (깊게 고민하던 것을 멈췄다.) ... 기억 사냥꾼들은 어디에 숨어있을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리젤로테:음, 찾아서 벌이라도 주려고?
 
카시우스:(고개를 내저었다.) 어디 있는지 안다면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리젤로테:글쎄, 마주친다 해도 별 일이야 있겠어요? (어깨 으쓱) 그보다 이거, 해봐요. 관광객이잖아요.
 
리젤로테는 당신의 손에 동전을 하나 쥐어줍니다.
 
카시우스:별 일 없었다면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있지 않았겠죠. (시선을 손 안의 동전 위로 떨어트렸다.) ... 이걸로 뭘 하란 말씀이신지?
 
리젤로테:모르니 어쩔 수 없잖아요. (동전 꾹꾹 쥐어주고 분수 쪽 가리킴) 저기로 동전을 던지면 포춘쿠키를 준대요. 명색이 가이드인데 이 정도는 해줘야 하잖아요?
 
카시우스:(포스터를 한 번 더 힐끔 보고는 분수 앞으로 걸어가 동전을 던졌다.)
 
리젤로테:(짝짝짝!)
 
행운 판정해봅시다!
 
카시우스:
행운
기준치: 60/30/12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동전은 멋지게 안착합니다. 마치 선수 같은 폼이네요!
 
리젤로테:(가판대 쪽으로 카슈스를 끌어당긴다) 포츈쿠키는 저기 있어요!
 
카시우스:(안내인이 이끄는대로 걸어가 가판대 앞에 섰다.)
 
직원은 리젤로테를 알아본 듯 포츈쿠키를 내밉니다.
 
열어볼까요?
 
카시우스:(이왕 받은거 열어보자)
 
포춘쿠키를 열면,
 
‘때로는 잊고 사는 것이 더 나은 결과일지도.’
 
라고 적힌 종이가 나옵니다.
 
카시우스:... ... (종이를 하염없이 내려다봤다.)
 
리젤로테:(기웃)
 
카시우스:... (종이를 건네주었다.)
 
리젤로테:흐음. (종이 쳐다보다가) 마음에 들어요?
 
카시우스:... 그럭저럭 마음의 위안은 되는군요. (고개를 돌렸다.)
 
리젤로테:정말? (고개를 갸웃하고 이내 카슈스 등 살짝 밀어봄) 뭐, 멋진 행운이 찾아올 거예요~.
 
카시우스:... ... (술술 밀려나가 앞으로 걸어갔다.)
 
쭉쭉 밀려 걷고 있으면 어느새 뒷골목에 도착합니다.
 
어두운 골목이네요.
 
계속 움직이나요?
 
카시우스:이런 곳에 있으면 위험합니다. (제자리에 멈춰섰다.)
 
리젤로테:돌아가고 싶어요? (따라 멈춤)
 
카시우스:이곳에 대해 잘 아십니까?
 
리젤로테:도시? 아니면 이 골목 말이에요? 그냥 골목일 뿐이에요. 도서관이 열리기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그런 거고.
 
카시우스:... 그럼 도시에 대해서는 잘 아십니까? (골목 너머를 슥 보고는 안쪽으로 걸어갔다.)
 
리젤로테:뭐, 당신보다는? (아무렇지 않게 신경을 긁는 소리를 하고 따라갔다) 궁금한 게 있어요?
 
카시우스:... 궁금한 건 많습니다. 당신은 누구이고 여기는 어디이며... 나는 누구였는지. (따라오는 사람이 힘들지 않게 보폭을 줄였다. 일련의 행동은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문득 무슨 소리가 난 것 같네요.
 
듣기 굴려볼까요?
 
카시우스:...?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두운 골목 안에서
 
아드득,
 
무언가 씹히는 듯한 소리가 난 것 같기도 합니다.
 
리젤로테:그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뭐가 제일 궁금해요? (태연한 목소리.)
 
카시우스:... 당신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어쩐지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리젤로테:내 이름은 리젤로테. 당신의 가이드예요. (걸음을 맞춰 따라간다)
 
카시우스:그게 전부입니까?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리젤로테:어떨 것 같아요? 내가 그렇다고 말하면 믿을래요?
 
카시우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시선을 돌리는가 싶더니 이내 앞을 바라봤다.)
 
리젤로테:믿지 않을 거라면 물어보는 이유도 없잖아요. 그뿐이에요.
 
앞을 바라본 카시우스의 눈에, 서너 명 남짓한 무리의 실루엣이 들어옵니다.
 
바닥에 주저앉은.... 이런, 무언가를 먹고 있나요?
 
희미하고도 뿌옇게 일렁이는 얼굴에는
 
피가 튀겨지고,
 
바닥에는 남자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쓰러져 있습니다.
 
카시우스:... ...! (자기도 모르게 숨을 들이키며 멈춰섰다.)
 
관찰 다이스 굴려주세요.
 
카시우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쓰러진 남자의 얼굴이 눈에 곧바로 들어옵니다.
 
짐승이 뜯은 것처럼 너덜너덜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얼굴.
 
끔찍한 광경입니다.
 
이성 체크해주세요.
 
카시우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SAN -1
 
앉아 있던 무리들은 곧바로 두 사람을 알아본 뒤 달려옵니다.
 
카시우스:이쪽으로...! (안내인의 손을 잡고 걸어오던 방향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리젤로테:아! (작게 별 의미 없는 탄성을 지르고 곧 따라간다)
 
거기 서! 네놈의 얼굴을 내놔!
 
원한 서린 목소리와 함께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피해야 할 것 같아요!
 
카시우스:(자신을 방패로 삼듯 리젤을 끌어당기며, 반사적으로 몸을 틀었다.)
 
회피 다이스 굴려봅시다.
 
행운도 함께요.
 
카시우스: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행운
기준치: 60/30/12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카시우스의 귀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간 저건, 돌인가요?
 
그 찰나, 옆에 있던 리젤로테의 어깨에서 퍽 소리가 납니다.
 
잘못 맞았나 봐요.
 
리젤로테의 체력에 2 감소합니다.
 
리젤로테:(표정 없이 어깨 슥슥)
 
카시우스:... (놀라서 눈이 동그랗게 뜨였지만 긴장을 늦출 새 없이 리젤과 함께 뛰었다.)
 
리젤로테:(표정을 보고 순간적으로 풋 웃는다)
 
골목 밖으로 달려나가면, 마침 소리를 들은 건지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웅성이는 소리가 들리자, 뒤따라오던 불량배들이 멈칫하고 이내 곧 다른 곳으로 도망가는 소리가 들리네요.
 
카시우스:... ... (혹여나 얼굴이 드러날까봐 모자를 고쳐쓰고, 골목 입구에서 완전히 벗어나 앉아있을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리젤로테:흠. (옆에 쪼그려 앉는다)
 
카시우스:많이 아픕니까? (여태껏 잡고 있던 손을 놓더니 돌에 맞은 어깨부터 자신이 잡고 뛴 손까지 조심스럽게 살폈다.) ... 병원은 어딘지 알고 있습니까?
 
리젤로테:안 아파요. (도리) 병원까지 갈 필요도 없고.
 
그런 얼굴을 보고 있으면, 다시 무언가가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네요.
 
피가 흐르고, 숨은 가깝고... 이런 적이 있었던가?
 
문득 뇌리를 스치는 광경은 겨울입니다.
 
ㅡ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해 봐.
 
백발의 소년은 품에 여자아이를 끌어안은 채,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더라?
 
발치에는 눈에 묻힌 작은 무덤이 있습니다.
 
작은 동물 정도가 묻혀 있으면 딱일 크기예요.
 
한참이나 말이 없던 소년이,
 
뒤늦게 입을 여는 순간
 
다시 기억은 흩어집니다.
 
그리고 뒤늦게 은은한 두통이 당신의 뇌리를 스쳤다,
 
이내 사라집니다.
 
음, 시야가 좀 뿌연 것 같기도 하네요.
 
카시우스:... 보통 사람은 돌에 맞으면 아파하며 병원에 갑니다. (별 것 아닌 행동인 것처럼 눈을 감고 관자놀이 근처를 매만졌다.) 혹시 병원에 갈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겁니까?
 
리젤로테:(빠안) 딱히 그런 건 아닌데. 봐요, 피도 벌써 멎었고, 그냥 스쳤을 뿐이에요. 그리고 곧 도서관도 열 것 같지 않아요?
 
카시우스:... 도서관은 나중에 가도 됩니다.
 
리젤로테:흐음. 나중에 가면 다시 닫힐지도 몰라요.
 
카시우스:... ... (손을 내리고 안내인을 바라봤다.)
 
리젤로테:? (마주본다)
 
뿌연 시야는 쉽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카시우스:... 정말로 괜찮은 겁니까? (자리에 아예 앉아버렸다.)
 
리젤로테:(꾸닥) 정말 안 아파요. (어깨 으쓱해 보임)
 
카시우스:(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혹시라도 나중에 어딘가 아프다면, 숨기지 말아줬으면 합니다. (눈을 깜빡이며 앞을 바라봤다.)
 
리젤로테:왜요? 난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훌쩍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시우스:제겐 모르는 사람이냐 아는 사람이냐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뒤따라 몸을 일으켰다.)
 
리젤로테:왜요? 기억이 없어서? 아니면 원래 그런 사람이라서? (종종 도서관 쪽으로 걸어간다)
 
카시우스:그건 알 수가 없지만... 적어도 지금의 제가 생각하기엔 그렇습니다. (혹시나 문제가 있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지 옆에서 따라 걸으며 흘끔흘끔 살펴봤다.)
 
리젤로테:(등 뒤로 제 손을 맞잡고 걷다가 시선이 느껴지자 눈을 마주쳤다) 내가 당신하고 한 마디도 안 한 낯선 사람이었어도 그랬을까요?
 
카시우스:... (문득 뒷골목에서 얼굴이 뜯겨있던 남자가 떠올랐다. 살아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을 때 와닿은 감정은 대체 무엇이었을지 생각해보았다.) ... 뭐라 뚜렷하게 답해드릴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리젤로테:응, 그래요. (생긋 웃고 마저 앞으로 걸어갔다) 자, 다 왔네요.
 
얼마나 걸었을까요, 두 사람은 도서관에 도착합니다.
 
아까의 팻말은 보이지 않고, 대신 활짝 열린 정문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카시우스:... ... (열린 정문을 보다가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나갔다.)
 
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서가에 여러가지 책이 꽂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리젤로테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곧 당신의 곁을 벗어나 안쪽으로 향합니다.
 
서가 1, 서가 2, 서가 3, 문헌자료실 정도가 눈에 들어오네요.
 
카시우스:(이곳에 대해 이해할 필요를 느꼈기에 서가1부터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다. 운이 좋으면 도움이 되는 사실을 알 수 있겠지.)
 
문학작품이 모여있는 서가인 것 같습니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카시우스:(눈이 닿는 곳부터 천천히 살펴봤다.)
 
자료조사 굴려주세요.
 
카시우스: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딱히 눈에 띄는 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카시우스:(서가2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오컬트 관련 자료가 모여있는 서가입니다.
 
카시우스:...? (아리송한 느낌으로 서가를 살펴봤다.)
 
자료조사 굴려주세요.
 
카시우스: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망자의 여로" 라는 미스테리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옵니다.
 
카시우스:... ... (서가에서 책을 뽑아 내용을 읽었다.)
 
핸드아웃이 전송됩니다.
 
카시우스:망자... (조심스럽게 읽어내린 내용을 곱씹었다.)
 
소멸, 그야말로 사라진 것일까요.
 
그렇다면 지금, 당신은, 어쩌면....
 
머리가 문득 아찔해집니다.
 
이성 체크해주세요.
 
카시우스: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AN -1
 
불현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까와 비슷한, 차에 타고 있는 당신의 옆모습입니다.
 
긴 머리가 기분 좋게 등 뒤로 휘날립니다.
 
그리고 그 순간,
 
쾅.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큰 소리와 함께, 차체가 난폭하게 찌그러집니다.
 
무언가와 부딪혀 박살난 차 위로, 깨진 유리창의 파편이 쏟아집니다.
 
시야는 피투성이, 옆의 남자는 미동 없이 쓰러진 채...
 
... 손을 뻗었던가?
 
손을 뻗은, '당신'은 누구인가요?
 
쓰러져 있는 '그'가 당신이라면, 손을 뻗은 건?
 
카시우스는,
 
당신과,
 
소중했던 사람, 그러니까 그녀의,
 
죽음을 떠올립니다.
 
당신과 리젤로테의 죽음의 순간을요.
 
이성 체크
 
카시우스: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SAN -1
 
그녀는 어디 갔더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대쪽 서고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카시우스:(들고 있던 책을 떨어트린 줄도 모르고 반대쪽 서고로 뛰어갔다.)
 
서가에서 난잡하게 떨어진 책들 사이로,
 
멍하니 서 있는 리젤로테가 보입니다.
 
카시우스:... (바닥에 어질러진 책더미 앞에 멈춰섰다.)
 
리젤로테:(눈을 느리게 깜빡인다) 당신...
아, 안 돼. 바보 같아....
(몇 번 눈을 깜빡이다 다시 생긋 웃었다) 뭔가 좀 찾았어요?
 
카시우스:... (무어라 답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자, 책을 하나씩 건너 웃는 얼굴 앞까지 다가갔다.)
 
리젤로테:응? 찾은 거예요? (눈 깜빡)
 
카시우스:차에 타고 있었던 게 기억났어. (낮게, 소근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리젤로테:으응....? (눈을 몇 번 더 깜빡였다가 다시 웃는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랬어요? 그것 말고는?
 
관찰 굴려볼까요?
 
카시우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빛 때문일까요? 그녀의 얼굴은 안개가 끼인 듯 옅게 보입니다.
 
카시우스:...? (자신의 눈을 몇 번 문질렀다.) ... 그리고... 어떻게 죽었는지도...
 
리젤로테:ㅡ아. (태연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것뿐?
 
카시우스:그것뿐이라니. (미간이 살며시 구겨졌다.) 다시 생각해내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이었다.
 
리젤로테:뭐, 그랬겠죠. (어깨를 으쓱하고)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일 테니까. 그치?
 
카시우스:하, 정말이지...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감싸쥐었다.)
 
리젤로테:(깔깔거렸다) 왜 그래요, 아저씨 같아!
 
카시우스:... (손을 내리는가 싶더니 양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 잠시, 괜찮다면.
 
리젤로테:(바로 손을 얹었다) 응?
 
카시우스:(잡은 손을 부드럽게 제 앞까지 이끌어, 끌려온 몸을 두 팔로 마주안았다.)
 
리젤로테:(눈을 몇 번 깜빡이다 손을 들어 뺨을 만져준다) 뭐야, 누구든 상관 없다더니.
 
카시우스:(눈을 잠시 감았다.) 누구든 상관 없지만, 너여야만 하고 싶은 것들은 있지.
 
리젤로테:(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를테면?
 
카시우스:다시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이마 위에 살며시 입 맞췄다.)
 
리젤로테:(눈을 휘어서 웃곤) 그리고?
 
카시우스:(손가락을 가볍게 엮어내듯 잡았다.) 역시, 병원에 가는게 좋겠다.
 
리젤로테:음.. 그건 싫어. (도리질) 이 안에 있는 걸 전부 본 것도 아니잖아요?
 
카시우스:... ... (말 없이 바라봤다.)
 
리젤로테:(마주본다)
 
카시우스:... (시선을 돌렸다.) ... 금방 훑어보고 올 테니까. (뒷말은 붙이지 않았다.)
 
리젤로테:(말없이 손을 풀었다)
 
카시우스:(서가3으로 훌쩍 건너갔다.)
 
역사 코너입니다.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카시우스:(무언가 급한 사람처럼 빠르게 책들을 훑어보았다.)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구석에 꽂혀 있던 수필 한 권이 눈에 들어옵니다.
 
핸드아웃이 전송됩니다.
 
카시우스:... ... (수필을 읽는 시선은 생각보다 담담했지만 손끝으로 문장을 가리키지 않으면 어딜 읽고 있었는지, 무얼 읽고 있는 것인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아이디어 굴려볼까요?
 
카시우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녀의 얼굴이 점점 희미해지는 건,
 
당신이 기억을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카시우스:아... (꺼내든 수필은 다 읽었지만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도서관은 조용합니다.
 
아무도 없는 것처럼요.
 
카시우스:(읽은 것을 제자리에 꽂아두고, 그것을 바라보다가 문헌자료실쪽으로 이동했다.)
 
쾌쾌한 고문서들이 가득합니다.
 
여러 가지 책이 함께 있네요.
 
카시우스:(무얼 하고 싶은지 어렴풋이 감을 잡기 시작하자, 많은 고문서들을 빠르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카시우스는 손에 잡히는 대로 문서를 뒤지기 시작합니다.
 
관찰, 혹은 자료조사 다이스를 굴릴 수 있습니다.
 
카시우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글쎄요, 당신이 찾는 게 뭐든,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카시우스:... ... (자리에 멈춰서서 제 두 손을 꽉 쥐었다. 마치 기도라도 하는 것처럼 이마를 얹고 숨을 쉬다가 다시 한 번 문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서 다발 사이에서 연구 문서를 하나 발견합니다.
 
조금 전의 수필과는 다른 필체네요.
 
핸드아웃이 전송됩니다.
 
카시우스:... 이건. (시선이 문장에 닿았다.)
 
무언가를 깨달았나요?
 
카시우스:... (입술을 조금 깨물었다.)
 
주변은 고요할 뿐입니다.
 
카시우스:(곧바로 리젤에게 달려가듯 돌아갔다.)
 
카시우스는 빠른 걸음으로 서가로 돌아갑니다.
 
그곳에 여자는 없고,
 
이곳으로 올 때 들었던 라디오가 놓여 있습니다.
 
카시우스:(라디오를 집어들었다.)
 
라디오는 켜져 있던 건지, 곧 지직거립니다.
 
주파수를 좀 맞춰봐야 할 것 같네요.
 
카시우스:(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라디오를 이리저리 조작했다.)
 
조작하다 보면, 곧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음, 잘 되고 있으려나?
 
원래 도시 바깥까지는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그러진 못하게 됐네.
 
잘 가요. 이건 그냥 내 변덕이었으니까.
 
당신은 나가서 영원히 날 기억해주겠죠.
 
잊어버리면 안 돼. 그러니까 나 대신, 당신을 내보내기로 한 거예요.
 
나가는 길은 어렵잖게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안녕.
 
이 말을 하고 나면 이제 난 당신 얼굴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안녕, 나의 죽음님.
 
약속했던 것처럼, 나를 잊지 말길.
 
목소리는 흐려지다 곧 끊깁니다.
 
어떻게 할까요?
 
카시우스:... ... (어떤 표정인지도 모를 얼굴로, 라디오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당신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바깥 공기는 여전히 무거운 해질녘의 그것입니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카시우스:(혹시나 싶은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이내 뜀박질로 도서관을 벗어나 중앙광장으로 향했다.)
 
익숙한 분수와 상가, 그 사이에 늘어선 포스터가 보입니다.
 
문득 지난 쇼윈도에 비친 당신의 얼굴은 이제 뚜렷합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네요.
 
카시우스:(쇼윈도에서 비친 자신의 얼굴은 원망과 비슷한 표정을 담고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 ... (짧은 시간 마주보고 있던 시선을 떼고 라디오를 내려다봤다.)
 
라디오는 조용합니다.
 
조작에 익숙하다면, 방금 그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더 듣는 것 정도는 가능하겠죠.
 
카시우스:(마치 그것을 노려보고 있으면 모든게 돌아올 것처럼 우두커니 서있다가, 천천히 도시 바깥으로 걸어가며 라디오를 조작했다.)
 
라디오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동시에,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노라면,
 
저 멀리서, 어딘가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네요.
 
카시우스:리젤로테...?
 
실루엣은 당신을 훌쩍 지나칩니다.
 
잡아볼까요?
 
카시우스:잠시만...! (혹여 놓칠까 상대를 잡았다.)
 
리젤로테:ㅡ?
 
손을 잡힌 그녀는 얼굴이 모두 사라져 있습니다.
 
카시우스:... ...
 
리젤로테:....?
 
카시우스:... ... (변덕쟁이. 그렇게 속으로 삼킨 말을 되뇌며 잡고 있던 손을 서서히 놓았다.)
 
리젤로테:..... (놓인 대로 순순히 손을 놓는다)
 
카시우스:... 어쩌면 빠른 포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 쉽게 돌아서는 것일지도 모르고. 하지만 내가 어떻게, (아무것도 없는 얼굴이 지금이라도 눈에 보일 것처럼 선명하게 기억났다.) 네가 바라는 걸 들어주지 않을 수 있겠어. 그저, 약속했던 것처럼 영원히 기억할 거야. (조금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리젤로테:.... 그래요. (보이지 않는 얼굴로 대꾸한다. 희미한 웃음이 묻어나오는 목소리.) 내가 바라는 대로, 그렇게.
갈 거죠?
 
카시우스:... ... (떠날 것임에도 대답하지 않은 건 마지막으로 부리는 고집과도 같았다.)
 
그녀는 손을 놓고 당신을 마주봅니다.
 
마주칠 눈도, 표정을 알 수 없는 윤곽도 없었지만,
 
그래도 아마도 웃고 있을 거예요.
 
도시 바깥으로 향하는 이정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걷던 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으면 물가가 나오고,
 
사공 없는 나룻배만 한 척 남아 있네요.
 
카시우스:(물가에 다가가 나룻배 위에 올라탔다.)
 
.귀가할 시간입니다.
 
나룻배에 오르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작은 실루엣이 당신을 배웅해주는 듯도 합니다.
 
물가 멀리 서 있는 그 실루엣은,
 
점점 지평선 너머로 점처럼 작아지더니
 
이내 사라집니다.
 
서서히 안개속으로 배가 들어가는가 하면
 
이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집니다.
 
일순 섬광이 당신을 아찔하게 하고
 
눈을 뜨면 이곳은, 병원 침대입니다.
 
깨어난 것은 당신 혼자.
 
영원한 작별이네요.
 
하지만 당신이라면 줄곧 그녀를 기억하겠죠.
 
그러니 괜찮지 않을까요?
 
END A. 내가 혼자임에도